*공연 관람 전 내용을 미리 알고싶지 않으신 분들은 관람 후 다시 읽어주세요!

 

 

 

 

우연한 기회로 JTN아트홀에서의 뮤지컬 <투모로우 모닝>을 관람했다. 이혼을 하루 앞두고 있는 커플, 결혼을 하루 앞두고 있는 커플이 번갈아가며 등장하는 방식으로 극이 전개된다. 캐스팅은 잭 고유진님, 캐서린 김경선님, 존 최석진님, 캣 김보정님. 김경선님을 제외하고는 사실 처음 뵈었는데 뮤지컬에 완전히 몰입할 수 있도록 너무 좋은 연기를 해주셨다. 헤헤.

 

사실 나는 두 상황중 어떤것도 앞두고 있지 않아서 내용에 대해 크게 기대를 하고 관람을 한건 아니었다. 그렇지만 공연이 끝난 후, 이혼을 하루 앞둔 잭과 캐서린, 결혼을 하루 앞둔 존과 캣의 상황들이 너무나 잘 이해되었다.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서 아주 사소한 버릇까지도 지겨워져, 그의 얼굴과 목소리조차 다시 접하고 싶지 않지만 그동안의 행복했던 생활을 잊을 수 없고 상대가 없는 앞으로를 상상할수 없는 상태. 한 순간의 실수(...)를 저질렀지만 삶의 부담과 상대보다 작은 경제적 능력에 소외감과 외로움만 느꼈던 나날... 또 행복한 결혼을 앞두고 있지만 갑작스런 임신에 눈앞이 무너지는 상황을 상대가 나와 같은 마음으로 이해해줄 수 있을지 걱정되는 마음이, 이룬게 하나 없고 가진것도 없는데 상대와 또 미래의 아이를 감당할 수 있을지 불안한 마음이 고스란히 배우의 대사와 표정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재밌는 반전도 있다!)

 

공연을 보면서 내내 다른 생각이 자꾸 떠올랐다. 나의 상황들? 나의 미래? 사실 결혼과 이혼이 아니더라도 이러한 상황과 마음은 낯설지 않은것 같다. 하나도 이룬 것이 없는데, 내가 갑작스레 생계를 책임지게 된다면? 더 전문적으로 더 오랫동안 일하고 싶은데 갑자기 그만두어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또 나의 소중한 것들에 나도 모르게 무관심하게 되어버렸다면? 이런 생각들이 계속해서 떠올랐다... 집중하고 있지만 딴생각을 하고있는 상태..? 하하. 오랜만에 생각이 많아졌다. 피하고만 싶었던 문제를 대면한 느낌이었지만 좋은 시간이었다.

 

그리고 JTN아트홀 2관 너무 좋다. 아늑하고 무대와도 가깝고 좋았다! 화장실도 쾌적하고 여유있는 편이다.

 

 

 

공연정보 및 예매:

http://ticket.interpark.com/gate/TPGate.asp?Where=Naver&GPage=http://ticket.interpark.com/Ticket/Goods/GoodsInfo.asp?GoodsCode=18000920&NaPm=ct%3Djfm76atc%7Cci%3Dc376cfb11733fd2d0d85606cbc3d8c178c7f2bf7%7Ctr%3Dslc%7Csn%3D115%7Chk%3Dbd07651afebc9faaabb89953e791107fbd70a352

posted by paigee